출발하던 날 공항에서 찍은 사진인데, 날씨가 너무 좋았다.
해외인턴기간 중 아일랜드 더블린 여행을 다녀왔었다.
당시 너무 추웠지만 즐거웠던 기억이 남는다.
그리고 여자친구랑 처음으로 함께 떠났던 해외여행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때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더듬어 적어보려 한다.
이날 라이언에어 항공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떠났다.
난 정말 운이 좋은 게, 여행에 갈 때마다 날씨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얼마나 걸렸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꽤 짧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내려서 무심하게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갈 방법을 찾던 중에 영어로 된 표지판이 보였다.
독일에서 인턴생활을 하던 나에게는 영어로 된 표지판이 정말 반가웠다!
영어가 없는 외국에서 영어를 만난 기분은.. 거의 한국어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난 사실 해가 지고 난 뒤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 푸르스름한 이 하늘을 굉장히 좋아한다.
길가의 건물과 조화로운 색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을 찍었었다.
유럽의 건물들이 그렇지만 더블린의 건물들 역시 정말 아름답게 잘 지어졌고 보존이 잘 된 것을 느낄 수 있다.
3일간 사용할 교통카드를 구매하러 걸어가는 도중 2층으로 된 버스를 처음 봤다.
영국에 가기 전이라 여기서 2층 버스를 처음 봤는데, 굉장히 예뻐 보였다.
사실 이미 저 때는 감성에 취해있던 시간이라 모든 것이 다 아름다워 보였을 거다.
더블린에는 한강처럼 리피강이 도시 한가운데를 통과하여 더블린 만으로 흘러든다.
세계적인 흑맥주인 기네스 맥주가 이 강의 물을 떠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직접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검푸른 하늘, 노란 불빛의 건물 가로등들이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모습들이 정말 아름답게 느껴진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우리는 기념품점에서 구경을 간단히 쇼핑을 했다.
밖에서 봤을 때 굉장히 볼거리가 많아 보여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돈은 없는데 너무 이것저것 사고 싶은 게 많아서 여자 친구는 귀걸이를
나는 십자가 목걸이를 구매했다.
당시에 정신적으로 힘들었는지 십자가 목걸이가 갖고 싶었는데
예쁘고 저렴한 걸 발견해서 구매를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내 기타에 액세서리로 묶여있다.
기네스의 나라 아일랜드답게 길 위에는 로고가 저렇게 박혀있는 트럭이 다닌다.
맥주를 먹고 싶게 만드는 트럭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저녁 겸 맥주를 한잔 하러 근처 구글 평점이 높은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내부가 굉장히 아일랜드스러웠다.
'아일랜드 그 자체'라고 느껴질 정도의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었는데 별로 기대하진 않았지만 스튜가 너무 맛있어서 싹싹 다 먹었던 기억이 난다.
저녁을 먹고 다음날 아침을 사서 숙소로 향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한 숙소가 좀 춥긴 했는데, 나름 나쁘진 않았다.
호스트는 이탈리아 사람이었는데 친절했었고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굉장히 따뜻해 보이지만 사실
좀 추운 게 아니라 정말 추웠다.. 라디에이터를 틀어도 창문에 외풍이 들어서 서늘한 느낌이 가시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튿날 우리는 호스라는 근교 해안가를 방문했다.
날씨가 화창하지는 않았지만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호스는 원래 작은 어촌마을이었는데 더블린 철도의 북쪽 종점이 되면서 더블린의 근교 도시가 되었다.
호스에는 항구가 바라다 보이는 곳에 해안 방어를 위해 구축한 마텔로 타워가 있다.
호스항은 보트와 요트를 즐길 수 있고 새를 관찰하기에도 용이하여 여러 사진작가들이나 낚시꾼들이 찾는다고 한다.
호스 해안에는 킹 조지 4세가 방문한 것을 기념하여 석공이 왕의 발자국을 기념으로 돌에 새겨두었고
그곳으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으나 굳이 가보진 않았다.
왜냐하면 어디서 계속 기타 소리가 들렸는데 가보니 어떤 아저씨가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나도 기타를 연주하지만 굉장히 연주를 잘하셨고
정말 호스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그리고 신기했던 점이 그냥 물에 물개가 있었다..
정말 깜짝 놀랐는데 한국에서는 동물원에나 가야 볼 수 있는 물개가
야생에서 이렇게 있으니 정말 새로웠다.
물개는 배가 고픈 건지 물가를 서성이기를 반복했다.
호스에 카페도 하나 있었는데 이름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불면증 카페라니..
더블린에서는 기네스 생맥주는 필수이다.
정말 저 때 먹었던 맥주의 맛이 잊히지가 않는다.
아주 부드럽고 진한 흑맥주가 목을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예술이었다.
이른 저녁을 먹고 더블린 성을 방문했다.
성이라기보다는 궁전 같은 느낌으로 13세기 노르만족 건축 양상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굉장히 이국적인 잘 만들어진 건축물이었다.
길에 저런 표시가 있는 것을 보니, 이곳에서 저런 유적들이 발굴된 걸 의미하는 것 같다.
셋째 날은 날씨가 다시 맑아졌다. 이날은 기분 좋은 마음으로 해리포터 촬영지였던
롱 룸(Long Room)을 방문할 예정이었고 우리 둘 다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탓에 이날은 굉장히 들떴던 기억이 난다.
평소에도 일식을 좋아하고 자주 먹던 우리는 근처 평점이 좋은 라멘집을 방문해서
아주 맛있게 라면을 한 그릇씩 먹어치웠다. 분위기도 좋고 너무 맛있었다.
더블린에서 먹는 라멘도 역시 행복한 기억이다.
트리니티 컬리지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1592년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트리니티 컬리지 대학 안의 롱 룸에 방문했는데
더블린 시내 중심에 대학 건물들이 흩어져 있는데 대학의 도서관 격인 이 롱 룸에는
9세기경 만들어진 수많은 고서가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처음 이 롱 룸에 들어왔을 때 그 느낌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말 학구적이고 고즈넉한 공간에 들어와 버린 느낌이었고 역사적인 인물들을 조각해둔
조각상들이 관광객들을 묵묵히 반겨주는 느낌이었다.
이 롱 룸의 길이는 65미터라고 한다.
롱 룸에 다녀온 뒤 길을 걷다 보니 동상이 하나 있었는데 유독
동상의 가슴 부위만 색이 변해있어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아마 지나가는 사람들이 많이 만져서 그런 것 같다...
이후 우리는 바이킹 박물관을 방문했다.
바이킹에 대한 설명부터, 여러 가지 역사나 바이킹의 물품들을 직접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때까지 다른 박물관들과 달랐던 점은 직접 저 무기를 돈에 들어볼 수 있었던 점이다!
평소 중세 미드를 굉장히 좋아하여 웬만한 작품은 다 봤었던 나였는데
도끼나 칼을 들고 손에 착 감기는 그립감을 느끼며
한참을 만지작거리고 휘둘러보고 했던 기억이 난다.
체험을 할 수 있는 박물관이라 좋았던 것 같다.
박물관을 마지막으로 더블린에서의 마지막 날 밤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자세하게 있었던 일을 전부 적지는 못했지만
더블린은 정말 추웠고 짧은 기간 동안 못 가본 관광지도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을 다닌다는 일이 정말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느꼈고
서로 맞춰가며 여행을 하다 보니
조금 더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또 유럽의 다른 도시들을 여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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