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6. 해외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가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또 내 머릿속에 떠오를 때
실제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떠났던 기억이
조금은 위안을 가져다줄 때가 있다.
그곳에서 새롭게 만났던 인턴 동기들과 어울리고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하는 삶에 조금 익숙해지면서
고독하고 때로는 즐겁게 퇴근 후의 일상들을 즐겼던 것 같다.
매주 금요일에는 12시에 퇴근을 했다.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기에 정말 더할 나위 없었고
집에 있으면 손해라는 생각에 매번 밖으로 나가 어디론가 향했다.
저녁시간에는 누군가와 술을 마시곤 했고
아예 휴가를 써서 독일 근처 여러 나라들을 여행했다.
지금이야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그 당시에는
굉장히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일단 월세만 70만 원에 육박했고 살인적인 교통비, 그리고 외식비가 한몫을 했다.
유일하게 괜찮았던 것은 마트에서 장을 볼 때의 물가가 한국보다 저렴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한인마트에 가면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 미용실에서 커트하는 비용이 굉장히 비쌌는데, 25~35유로 정도 했으니
3만 원~5만 원 정도로 많이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그때 먼저 인턴을 하고 있던 아는 형과 서로 머리를 어설프게 잘라주었던 기억이 난다.
군대에서 이발을 해봤던 경험이 이때 나름대로 쓸모가 있었다.
어쨌든
없는 살림에 아끼고 아껴서 근교의 다양한 도시를 비롯해
쾰른, 베를린, 하이델베르크 같은 큰 도시
그리고 바르셀로나, 더블린, 런던 등
근처 유명 관광지를 여행했고 그런 관광지들과 거리적으로 아주 가깝다는 점이
프랑크푸르트의 굉장한 장점이었던 것 같다.
(다른 여행기는 추후 에필로그에서 작성 예정이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여러 가지 전시회나
다양한 축제들, 그리고 각양각색의 음식들을 먹어보며
이래서 유럽 주재원으로 한국에서 많이 오고 싶어 하는구나 싶었다.
여담으로 나는 전동 킥보드를 중고로 구입해서 타고 다녔는데
얼마 타지도 못하고 뒷바퀴에 펑크가 났다 근데 그걸 고칠 수 있는 곳이 존재하지 않았다.
(정말 많이 찾아봤다.)
할 수 없이 A/S 정책에 따라 스페인으로 보내야 했는데, 배송비가 더 비쌌다.
(스페인 회사의 킥보드였다.)
그렇게 퇴근 후에 몇 날 며칠을 킥보드를 고치려고 수소문하다가
결국 이러다간 얼마 남지 않은 날동안
소중한 유럽에서의 시간을 낭비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다시 헐값에 팔아넘겼다.
많은 손해를 보았지만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며
다음에는 실패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어찌 되었든 해외에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며 소중한 기억을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도 현재 일하고 있고, 외국에서도 일해 본 내가 느낀 바로는
역시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하는데
일단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은 절대 편하지 않다.
각종 제도와 음식 사람 모든 것이 많이 다르고 불편하다.
하지만 여기에 익숙해지고 적응하며
또 외국생활의 감성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생각한다면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3~5년까지 생활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국내에서 생활하는 것은 굉장히 편하지만 답답하다 느낄 때가 많다.
아마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 자체가 어렵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외국 어디든지 사람 사는 곳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았고
별생각 없이 떠난 나도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추억과 경험을 많이 만들었던 유럽 생활을
이제는
직장이 있고 휴가를 그렇게 길게 낼 수 없으니
다시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기분이 아찔하다.
언젠가 꼭 다시 못 가봤던 다른 나라들과 여행지들을 누빌 날이 있기를 바란다.
돈을 빌려서라도 유럽여행 가는 사람들의 심리가 이제는 이해가 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외국에서 살 수 있는,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그냥 떠나보기를, 용기있게 도전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다음 편 : 에필로그 1 - 아일랜드 더블린 여행
더블린 여행 - 해외취업, 해외인턴 에필로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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