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의 핀볼 후기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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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트리의 고찰 에세이/책에 대해

1973년의 핀볼 후기 -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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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와 이어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두 번째 작품, 1973년의 핀볼에 대해 읽어보려 한다.

 

 


<등장인물 및 전 작품과의 개연성>

 

'1973년의 핀볼'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두 번째 소설이다.

 

한 단어로 이 소설을 표현하자면 '공허함'이라고 말하고 싶다.

 

등장인물은 하루키의 처녀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대로 등장한다. 그리고 하루키의 대작인 '상실의 시대'에서 등장하는

 

'나오코'라는 인물이 최초로 언급된다.

 

하루키 소설을 정주행 하기 시작한 나는 전체적으로 연결되는 이러한 흐름이

 

긴 여정의 시작 앞에 서 있는 기분을 들게 한다.

 

만약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읽지 않았다면, 먼저 읽고 난 후

 

'1973년의 핀볼'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소설 속의 시간, 1973년>

 

소설의 내용은 1973년 5월부터 11월까지 약 6개월간의

 

주인공 '나'의 이야기와

 

주인공의 친구인 '쥐'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이어진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서는 주인공과 쥐가 각각 20, 21살로 1969년

 

대학의 여름방학 때 고향에 내려와 겪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낭만적으로 풀어냈지만.

 

'1973년의 핀볼'은 주인공과 쥐가 각각 24, 25살로 각자의 삶을 살아나가는 이야기이다.

 

 


 

<주인공인 '나'의 이야기 : 나오코의 죽음 이후 멈춰버린 주인공의 시간>

 

 

주인공은 사랑했던 여자인 '나오코'에 대한 회상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미 죽어버린 그녀가 여전히 그의 마음에 남아 그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1969년, 그가 20살이던 시절 나오코가 무의식적으로 했던 이야기가

 

아직도 그를 지배하여 그녀가 스쳐가듯 얘기했던 작은 역의 개를 보기 위해

 

그 작은 역을 찾아가고 그 개를 기다린다.

 

그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그녀가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집으로 돌아와서는 어디서 왔는지 모를 쌍둥이 자매와의 동거생활이 시작된다.(갑자기?)

 

그가 그녀들과 동거하며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지만

 

무언가 그의 마음이 과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그는 번역 사무소를 운영하며 일에 몰두하며 지낸다.

 

낮에는 번역 사무소의 동료, 그리고 여직원과 평범하게 일을 하며 살아가고

 

밤에는 쌍둥이 자매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동거를 하며 지낸다.

 

어쩌면 쌍둥이 자매 또한 그가 만들어낸 허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그는 핀볼 게임에 빠지게 되는데 이것은 죽은 여자 친구인

 

'나오코'에게 그가 주던 갈 곳 잃은 사랑이 핀볼 게임으로 목적지를 정한 듯

 

점점 주인공은 핀볼 게임에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후 그 핀볼 기계가 사라지고

 

주인공인 '나'는 그 기계를 수개월 동안 찾아 헤맨다

 

마치 '나오코'를 찾아 헤매듯이.

 


 

<주인공의 친구인 '쥐'의 이야기 : 또다시 등장하는 제이스 바>

 

 

작가 지망생인 쥐는 번역 사무소를 운영하는 주인공과 다르게

 

대학을 그만두고 가족의 별장에서 지낸다

 

쥐는 부잣집의 아들이지만

 

그 스스로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갈 곳 잃은 개처럼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해변의 별장으로 데려왔던 여러 명의 여자, 그리고

 

제이스 바의 '제이'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한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의 '1969년의 제이스 바'는 주인공과 쥐의 

 

뜨거운 여름 속 젊음과 낭만의 공간이었지만

 

현재 '1973년의 제이스 바'는 여름이 끝나고 손님이 잦아들며

 

현실의 고통을 느끼게 해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그렇게 쥐는 고독감과 허무함을 맛보며

 

'제이'와 처음으로 서로에 대해 교류하게 되고

 

결국은 어떠한 결단을 하게 된다.

 


 

<후기>

 

 

하루키의 소설은 굉장히 특별하다.

 

소설을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과거의 환상에 사로잡혀 묵묵히 현실의 고통을 이겨내는

 

젊은이들의 공허함과 고립감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고

 

앞으로 '주인공'과 '쥐'가 헤쳐나갈 인생에 대해

 

독자들에게도 열린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

 

소설의 줄거리는 겉은 정상인데 읽다 보면 전혀 정상이 아니다.

 

일상적이지만 일상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며 글을 술술 읽히게 만든다.

 

또한 그런 지루하지 않은 내용들을 재밌게 읽고 느끼며

 

전형적인 일상에 반복인 내 삶의 피로를 해소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하루키의 문체는 아무것도 아닌 등장인물들의 삶에

 

아름다운 생명력을 부여하는 듯하다.

 

내일도 회사로 출근하지만

 

하루키의 두 번째 소설 '1973년의 핀볼'을 읽으며

 

느꼈던 설렘과 여운, 그리고 기대감이 

 

내 일상을 조금이나마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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